
샤갈 포스터만 봐도 눈물이 그렁그렁해질것만 같아🥹
후기를 쓰기에 앞서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도서관이라고 하기도 힘든 빈 교실 하나를 퀴퀴한 책 저장고로 이용하던 곳에서 먼지 쌓인 퇴마록을 운명처럼 접했고 이후로 국내편-세계편-혼세편-말세편까지 후루룩 읽었던 오타쿠 출신이다.
당시 퇴마록을 비롯해 이런저런 핫템들이 나의 판소 입문을 도와주었는데... 여튼 줄이자면 퇴마록은 내 추억의 소설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영화 시작 15분 전부터 극장에서 기다렸는데 (상영관 문은 10분 전에 열어주었다 밖에서 대기함)
걱정도 많았다. 사람들의 좋은 반응 별로인 반응 다양하게 보아서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각오도 했다.
그치만 퇴마록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초반에 신부가 악마랑 싸우는 장면부터 진심 울 것 같았다 눈물이고였다 내 추억의 소설을 이렇게 멋진 퀄리티로 볼 수 있다니... 좀 더 감성에 빠지면 눈물이 흐를 것 같았는데 깍 참았다
액션도 너무 멋지고 신부의 능력 구현도 중학생인 내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멋졌다.
액션신이 진짜 대박인게 내가 판타지나 무협을 보면서 상상하던 그런 것들이 상상 이상으로 구현되어 있었다. 어떻게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죠? 특히 그 무당파 할아버지 검 날리는 기술 쓸 때 시바 저게 바로 당가의 만천화우 같은 느낌인가???? 이러면서 봄🥹 할아버지 죽을 때도 할아버지의 죽음보다는 그 상상의 실제화에 그저 감탄만.. 눈물을 글썽거린 것은 죽음이 아쉬워서가 아니었다. 그저 이런걸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감사하여 눈물을 흘렸다. 게다가 이게 바로 한국애니? 내 안의 국뽕도 차올랐다.
영화에 나오는 부분을 책으로 새로 읽고 갔는데 스토리가 약간 변형이 되었다. 큰 부분에서는 별 일 없지만 애니로 굳이 설명하기 귀찮은 부분들이나 첫 술에 다 떠먹이기 힘들 것 같은 것들이 빠졌다. 그래도 너무나 훌륭했다. 책에서 볼 때도 잔가지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연하게 변형한게 더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내가 상상의 실제화에 계속 개큰감동 받아서 눈물글썽여서 그렇지 스토리 전개도 충분히 재밌었다. 러닝타임도 짧긴 했지만 점점 끝이 보이니 슬프기까지 했다. 교주가 생각보다 쉽게 죽은 점 그 부분만 좀 아쉬웠다.
원래 소설 1권의 영화 부분 챕터에서는 승희가 나오지 않는데 승희 부분을 앞뒤로 할애해서 넣어 준 것도 좋았다. 승희가 초반에 신부님 도와줄 때 자기도 모르게 빙의되어서 신의 그림자가 질 때 진짜 개깜놀함 너무 좋아서
이게 애니라서 정말 좋았던 점이 주인공들의 외모에서 아쉬움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너무 실제적으로 인물을 갖다놓으면 '아 내가 생각하는 누구는 이런느낌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림으로 그려져 있으면 생략된 부분을 상상해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 좋다.
또 대박인게 그림체가 양산형 일본애니 스타일이 아니라서 너무 좋았다 ㅜㅜ 한국 배경이랑도 너무 잘 어울렸다.
나중에 산 위에 대웅전 나오면 대웅전이 진짜 기가막힌다 너무 섬세하다 그리고 너무나 한국적임
이런 고퀄리티로 산사에서 개때려부수는 애니를 볼 수 있다니 🥹🥹 그저 눈물만
그리고 애니라 또 좋았던게 내가 엑소시즘 이런거 참 좋아하지만 실제 영화는 무서워서 잘 못 본다 ㅋ
중간에 놀라긴 했지만(물귀신부분만) 어쨌든 만화라서 또 스무스하게 볼 수 있었던듯.
다시 되새김질해서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나와 콧물을 훌쩍거리고 있다.
포토카드 이런거 한 번도 안 만들어봤는데 영화 본 거 기록하고 싶어서 포토카드 만드는 방법도 찾아봤다. 맘에 드는 포스터 몇 장 뽑고 싶어서 두 번 더 보러 가고 싶다. 포스터 뒷쪽마다 관람 일자 다르게 간직하고 싶다.....
제발 100만 넘어서 다음 편 나왔으면 좋겠다...
혹시 100만 못 넘으면 넷플릭스에서 사서 계속 만들게 했으면 좋겠다... 시청률 대박날거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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