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면서 집에 베란다가 없어져서 장독을 다 엄마집에 갖다두었다.
이번 설에 고향을 방문하며 기다리던 된장 개봉식을 했다.
숙성되면서 부글부글 올라왔는지 된장 물이 잔뜩 든 소금.
냄새도 제법 된장스러운 냄새가 올라온다.
위에 덮어두었던 소금이랑 다시마를 걷어내는게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빨리 된장을 만나고 싶어서 마구잡이로 걷어 낸 게 패착이다. 다시마를 걷기전에 소금을 먼저 싹 걷고 다시마를 걷어야 편할 듯 하다. 순서없이 걷어내니 소금이 된장위로 떨어져서 그거 또 주워내는게 일이다.
다시마가 탱탱 불어있는데 상하지 않고 저대로 있는게 신기하다.
처음 마주한 1년 기다린 된장의 모습...
엄마가 색깔도 예쁘다고 칭찬했다. 여름내 수분이 좀 날아간대서 장담글때 질게 만들어 넣으랬는데 아파트라 그런가? 아니면 내가 넘 질게 만들었는지? 물기 흥건... 좀 덜 수분감 있어도 됐을듯.
안에 퍼봐도 꽤나 그럴싸~ 성공적인듯?
근데 그냥 맛보니 너무 짜서 메주콩을 삶아서 섞어먹기로 하였다.
그리고 간장은 별 것 없다.
독에 담겨있던거 천에 싹 걸러서 다 통에 옮겨담았다.
끓이지 않고 이대로 먹는 생간장이다. 냉장보관 필수.
간장은 1년밖에 숙성되지 않아서 사진처럼 좀 묽은 편인데 맛은 기가 막힌다.
손가락으로 찍어 먹었는데도 풍성한 간장맛이 느껴진다. 장가르기 할 때 남은 간장 좀 끓여둔 끓인 간장도 있는데 그거랑은 맛이 비교가 안 된다.
간장 때문에 장을 또 담그고 싶어짐... 그러나 베란다가 없는 집이 되어버려 더 이상 할 수 없다.
옥상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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