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클래스 예약이 있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둘렀다.
그래서 대만식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로!
여기서 딴삥이란 걸 먹기로 했다.
위치는 아래 구글 지도 링크 참조.
https://maps.app.goo.gl/c6m4SJdDE7pg9GHW6
은근 후기가 많던데 외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이 오는지 영어메뉴판을 갖고 있었다.
아닌가 한국어 메뉴판을 줬나? 어쨌든 앞에서 외국인처럼 어정대고 있으면 메뉴판을 꺼내서 준다.
양배추 롤 또띠야 같은 건데 같이 들어가는 부재료를 얼마나 더 추가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나는 아마 70인가 80짜리 먹은 듯.
사면 이렇게 포장해 줘서 들고 가도 되고 가게 앞에 작은 의자가 있어서 잠시 앉아서 좀 먹었다.
엄청 평범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맛있었다!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지만 겉은 바삭하고 안의 양배추는 부드럽게 잘 넘어가고
고추 소스를 한 번씩 같이 먹어주면 또 매콤하니 다음 조각이 다르게 맛있었다.
생각보다 금방 배불러지는 음식.
절반만 먹어도 어 배 좀 차는데? 싶을 것이다. (사진은 3조각 같지만 아래위로 3조각씩 총 6조각이다)
스린 역에 내려서.
펑리수 클래스와 고궁 박물관은 모두 스린 역에서 갈 수 있다.
고궁박물관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정말 친절하게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나중에 보고 가려고 찍어둠.
생각보다 깔끔한 역 출구.. 를 나가면
고궁박물관 옥배추 캐릭터가 또 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다.
아까 벽에 붙여둔 거 못 봤을까 봐 그런가. 너무 친절해.
역 앞에서 빨간색 버스를 타면 갈 수 있구나, 하고 밖으로 나가자마자 빨간 버스가 보였다.
학생들이 엄청 타는 걸로 보아 저 버스는 정말 박물관에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따가 타야지.
펑리수 클래스가 먼저라 기찻길 아래 그늘을 따라 걸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도 인상적이었던 건 허름해 보이는 건물에도 에어컨은 꼭 다 달려있었다는 점.
자국민들도 덥긴 덥나 보다.
드디어 도착했다 곽원익.
이상한 곰돌이가 서있는 건물이다.
https://maps.app.goo.gl/XpPaTwiDdRtg8SKh8
클래스는 자리도 다 정해져 있다.
통역 도움을 주기 위해 편의로 좀 지정해 준 듯.
근데... 한국인들 많이 한다면서요... 왜 때문에 나만 한국인?
진짜 너무 부끄러웠다. 뭐가 부끄러웠냐면 단 한 명의 한국인을 위해서 한국어 통역이 나를 쳐다보면서 말해주는데 그때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나에게 쏠렸고 한국어 통역하는 직원이 좀 서툴러서 말을 힘겹게 끝낼 땐 사람들이 박수까지 쳐줬기 때문이다.
사진에 보이는 쿠폰은 클래스 끝날 때 다른 기념품으로 바꿔가도 되고, 1층 가게에서 펑리수 세트를 살 때 할인받을 수도 있는 쿠폰이다.
평일 시간대여서 그런가? 한국인은 대체 왜 나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몰랐다. 만들고 그녀(통역)와 위층에서 데이트까지 하게 될 줄은...
내가 혼자 온걸 약간 안쓰럽게? 여겼는지 같은 테이블의 사람들이 말까지 걸어주었다.
왼쪽은 일본인과 그녀의 친구 대만인이었고 오른쪽은 홍콩에서 휴가차 놀러 온 사람들이었다.
딱히 스몰토크 할 게 없어서 휘퍼로 버터 크림화만 열심히 했더니 잘한다고 칭찬해 주길래 수줍게 베이킹이 취미라고 대답했다.
베이킹이 취미라고 한 게 무색하게 펑리수 모양은 제멋대로였다.
왼쪽 오른쪽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사진도 열심히 찍다가 나에게도 사진을 친절히 권했지만 괜찮다고 거절했다...
펑리수를 굽는 동안 5층에 꾸며놓은 문화체험관을 구경할 수 있다.
여기서도 약간 외로워졌는데 영어팀 중국어팀 가이드가 각각 사람들을 우르르 데리고 설명하는 동안 나는 아까의 한국어 통역이랑 단 둘이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도 좀 어색해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둘이 얘기하다 보니까 나름 친해졌고 나는 어떤 동질감마저 느끼게 됐다.
그 친구는 대학원생인데 몇 년 전 한국에서 교환학생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어디 대학이라고 말해줬는데 까먹었다;
여기는 파트타임처럼 근무한다고 한다.
1:1 가이드라서 그냥 여행하다가 궁금했던 것도 물어보고 좋았다. 예를 들면 어제 용산사에서 사람들이 절하면서 나무막대 떨어뜨리던데 그거 뭐냐 어떻게 하냐 하니까 방법도 알려주고 체험존에 도구가 있어서 해보게도 해줬다.
한국어는 유창하지 않지만 친절한 친구.
할 얘기가 서서히 떨어져 어색해지기 전에 다행히 펑리수가 다 구워졌고
나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펑리수를 포장했다.
본인 펑리수는 아까 찍어둔 표시를 보고 구분하면 된다. 포장 재료는 클래스에서 다 나누어준다.
나의 통역 친구가 포장 방법도 친절히 가르쳐줬다.
종이 포장이 완전 밀봉이 아니라 이 위에 비닐을 씌우는데, 대만이 워낙 습하다 보니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10개를 만들었는데 포장 박스엔 9개가 들어가니 한 개는 맛보기용으로 냠냠 먹으면 된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바삭하게 만들어져서 부담 없이 들어간다.먹을 때는 큰 임팩트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니까 담백하게 먹었던 이 펑리수가 자꾸 생각이 났다.
기념품으로 컵도 주고 아까의 쿠폰을 여기서 쓰면 쿠키가 든 빨간 박스도 준다.
2만 원대 클래스에 펑리수도 만들게 해 주고 통역도 해주고 문화체험도 시켜주고 기념품도 이만큼 주다니; 완전 혜자클래스
펑리수 클래스는 예약하다 보면 그냥 쿠킹클래스, 쿠킹클래스 + 차 체험 이렇게 나뉘어 있을 텐데
차 체험은 그냥 클래스 끝나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나오는 것 같았다.
나는 통역친구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고 고궁박물관으로 향했다.
곽원익 클래스 때문에 글이 길어진 것 같다.
3일 차는 반으로 나눠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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