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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3월 중후반 태국 방콕 여행 기록 3일차 - 룽르엉 국수집, 수코타이 방콕, 짜뚜짝 시장, 크루아압손, 메타왈라이선댕, 카오산로드

by 신라면 2023. 3. 25.

3일차 계획

 

더블트리 힐튼 수쿰빗의 최대 장점은 백종원픽 룽르엉 국수집이 바로 옆이라는 거다.

체크아웃 전 아침으로 국수를 때리고 커스타드 나카무라에 가서 나중에 먹을 간식을 사기로 했다.

커스타드 나카무라는 뭐 대단한 맛집은 아니고 그냥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서 가보고 싶었다. 한국에 나카무라 아카데미라고 일본에서 들어온 일식/제과/제빵 학원이 수강신청도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알고 있는데, 나카무라 이름 달고 있는 저 집은 어떨까 싶어서, 그냥 진짜 개인적이고 소소한 궁금증이었음.

 

 

이건 벽에 붙어 있는 사이드 메뉴고 국수 메뉴판은 따로 준다.

먹고 나올 때 보니까 그랩 기사들이 줄줄 서있었다. 장사 진짜 잘 되는 듯.

 

 

생선 껍질 튀김이랑 타이 블랙티도 시켜먹어봤는데 타이 블랙티 너무나 달다.

생각보다 깔끔하게 나오지만 달기만 해서 반 이상 남겼다. 여기서 얻은 편견으로 차트라뮤를 못 갈뻔 했는데...  (가긴갔음)

생선 껍질 튀김은 평범한 맛이지만 맛있어서 국수 나오기전에 홀랑 다 먹었다. 얼음 컵 뒤의 빈 하늘색 접시가 그 흔적.

 

 

토핑은 모듬이고 종류를 세 가지 시켜봤다. 일반, 똠얌, 똠얌비빔까지.

세 개 먹는다고 M 사이즈로 시켰는데 면만 조금 들어있고 토핑은 많아서 (내 생각엔 아마도 SML이 토핑 양은 같고 면 양만 차이나는듯) 두 명이 먹으니까 너무 배불렀다.

돼지 내장이랑 간 같은 것도 어묵 토핑이랑 같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맛이 괜찮았다.

그런데 막상 가서 먹을 때는 그냥 그랬는데, 근처에 있으니까 먹지 여기까지 수고스럽게 올 만한 맛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 먹는데 정신 사나워서 집중해서 먹지도 못했다 ㅜㅡㅜ 왜냐면 바퀴벌레 때문이다.

전날 역에서 호텔로 걸어오는 길에 이 집 앞을 지나치는데 앞장서 걷는 동반자 뒤로 바퀴벌레 세 마리가 한꺼번에 흩어지는 걸 보았고... 바퀴벌레 워낙 많다고는 하지만 바선생의 옅은 갈색광이 빛에 비치던 것이 아직 생생했는데 

국수 먹기 전 가게주인이 동반자 뒤로 슥 오더니 뭔가 콱하고 밟고 갔다 ㅠ 뭐야..? 라고 물으니 바퀴를 밟아죽이고 갔다고 했다 ㅠ 나는 그 때부터 차마 바닥을 보지 못했다 동반자 근처에 죽어있는 바퀴를 볼 용기도 안 났고 내 밑에 당장 뭔가 있다해도 조치를 취할 용기가 안 나서 그냥 그때부터 바닥을 보지 않았다. 소극적인 저항으로 가끔 바짓자락만 좀 흔들었다...

그래서 국수 맛에 집중할 정신이 없었음. 근데 식당이 뻥 뚫려서 외부와 시원하게 이어져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긴 하다.

 

 

얼렁뚱땅 국수를 다 먹고 커스타드 나카무라에 갔다.

프롬퐁 역 근처에는 일본인 타운처럼 일본 점포가 밀집되어 있는 거리가 있는것 같던데, 커스타드 나카무라도 그런 거리에 있다.

여기도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다.

 

식사빵류가 맛있다고 해서, 너무 오픈하자마자 가면 아직 나온게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쌓여있는 빵과 많은 손님들...

 

오른쪽의 돈까스 고기가 때깔이 너무 좋아보여서 사먹었는데 맛있는 돈까스 맛이다.

왼쪽은 뭔 넘버원? 그런거 붙어있어서 사봤는데 맛있는 함바그 맛이다.

 

악! 커스타드 푸딩은 그냥 달콤한 계란찜 맛이었다 ㅡㅡ

 

 

아니 여기서부터 사진 추가가 계속 무한 로딩돼서 글을 쓸 수가 없다 대체 왜임?

 

 

더블트리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더 수코타이 방콕'으로 체크인했다. 사진 넘 대충 찍었네...

더블트리에서 진짜 택시가 너무 안 잡혔는데(그랩, 볼트 모두) 더블트리 직원이 잡아줘서 겨우 타고 왔다.

수코타이에서 직원이 방으로 길안내해주면서 오늘은 토요일이고 모두가 나가는 시간이라 택시가 없었을 거라고 했다. 짜뚜짝 갈거라니까 룸피니 역에서 지하철 이용하는 걸 추천해줌.

 

 

방에서 바라본 뷰! 정원이 시원하다.

모든 방이 정원 쪽을 향해 창문이 나 있는 것 같다. 복도에서 봐도 한쪽 방향으로만 방이 있다.

가든 테라스? 였나 그 방만 정원뷰인줄 알고 솔드아웃이길래 아쉬워했지만 다행이었다. 그 방은 1층에 테라스 작게 따로 나온 방인듯. 다음에 또 여길 온다면 거길 예약하고 싶다. 

 

 

테이블 위엔 웰컴푸드로 용과와 초콜렛(사진없음)이 준비되어 있었다.

용과 카드 뒷면에 보면 어떻게 먹는지도 나와있다. 반으로 썰어서 속살이랑 껍질이랑 분리해서 먹으면 되는데, 용과가 정말 부드러워서 준비된 뭉툭한 나이프로도 잘 썰렸다. 간식 뚝딱

다음날에는 배를 준비해주셨는데 시원하게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배불러서 까먹고 그대로 두고나왔다 ㅡㅡ

 

 

커튼은 자세히 보면 낡았다. 여기를 예약하고 나서 들은건데 클럽룸인가? 거기가 리모델링을 해서 방이 새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연식있는 호텔의 관리 잘 된 느낌도 좋아해서... 이 방도 만족스러웠다. 근데 커튼은 리모델링 안 해도 바꿀 수 있지 않나.

 

 

화장실이 넓어서 좋았다. 세면대 맞은 편에는 둘이 들어가도 넉넉할 큰 욕조가 있고 변기와 샤워실은 따로 옆에 분리되어 있다.

체중계가 있어서 나중에 짐 무게 체크하기도 좋을듯.

 

 

황당한 사실. 짜뚜짝 시장에서 사진을 하나도 안 찍었다.

지하철 타고 가는 길에 시장이 넓다고 해서 구글에서 찾아서 지도 하나 달랑 저장되어 있는 것 말고는 사진첩에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근데 지도 필요 없는듯. 어차피 지도 봐도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그냥 재미있는 곳 돌다가 큰 길로 나오면 또 다른 섹션들 있는 구역이 보인다. 그럼 큰 길에서 다시 그 쪽으로 들어가서 구경하다가 나오고 그러면 됨.

개인적으로 짜뚜짝 시장이 정말 재미있었다. 살 것도 정말 많고 갑자기 물욕터짐.

동반자는 땀을 줄줄 흘리더니 시원한 셔츠 하나를 급하게 사서 갈아입고 손수건까지 사서 땀을 닦았다.

나는 동전지갑 1개 (10바트), 에코백 1개 (100바트), 라탄 크로스백 제일 작은 사이즈 2개 (2개 합쳐서 700바트로 흥정), 그리고 묘하게 내 스타일인 윗옷을 하나 샀는데 메이드 인 인디아라고 적혀있었다. 정말이지~

 

 

시장 사진이 없어서 급하게 집에 있는거 찍어 와 봄

동전지갑은 그새 들고다녔다고 때탔나? 현지에서 동전이랑 지폐 좀 넣고 손목에 끼고 다니기 정말 편했다.

에코백이랑 동전지갑이랑 프린팅이 너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지 않은가? 이국적인데 예쁘기까지해서 안 살 수가 없었다.

라탄백은 예전에 베트남 나트랑 놀러갔을 때부터 사고 싶었는데 거기 시장에서는 영 퀄 구려보이는거 밖에 안 팔고 퀄에 비해서 가격도 말도 안돼서 그냥 돌아왔는데, 짜뚜짝에서 발견한 건 마음에 들었다 ㅜ^ㅜ

수제라서 생긴게 조금씩 다 달라서 제일 안 찌그러지고 마감도 괜찮은거 골라서 두 개 삼. 하나는 다음날부터 지갑이랑 간단한 소지품 넣어서 바로 들고다녔다. 귀엽고 실용적이야.

그리고 짜뚜짝시장이 좋았던게, 말도 안되는 가격을 외국인이라고 덮어씌우지 않는 점이다. 그래서 나도 적당히 그냥 가격 괜찮으면 바로 사고 2개 살 때나 살짝 흥정했다.

 

 

 

그리고 짜뚜짝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카오산로드쪽이 지하철이 없다.

그랩 부를까하다가 그냥 택시 많길래 그랩 불러서 기다리기도 귀찮고 해서 적당히 흥정해서 갔다.

기사는 보여준 지도와 간판 사진을 보더니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크루아압손? 크루아압손? 이러더니 정확히 가게 앞에 내려줬다. 진짜 신기하네.

 

사실 한국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너무 유명한 식당은 성공한 적이 없어서 잘 안 믿는 편이지만... 태국은 처음 오는지라 아직 감각이 없어서 그냥 와봤다.

지락실에서 김치찌개 맛이 났다고 했던 연근 커리 맛도 좀 궁금했고? 사람들이 푸팟퐁커리도 맛있다 그러고?

 

 

흠... 연근커리는 그냥 새콤하고 매콤한 맛이 김치찌개와 좀 닮긴했는데 굳이 신기해하며 꼭 찾아먹을 정도는 아니다. 근처에 있으면 맛 볼 정도?

특히 안에 들어간 새우가 개질겼는데 마치 커리를 한 솥 끓여놨다가 대접에 퍼준 것마냥 질긴 새우였다.

오른쪽 게살커리는 양파가 절반이었다. 물론 게살만 발라놔서 적어보이겠지만... 그릇도 작고 양도 작았다. 그렇다고 뭐 맛이 출중한지는? 잘 모르겠다...

동반자는 이 가격이면 생어거스틴을 가는거랑 뭐가 다르냐고 했다. 위 게살커리는 530바트, 한화로 2만원이 넘는닷

 

 

배가 안 찼지만 더 이상 시키고 싶지 않아 대충 먹고 나왔다. 이제보니 더플레이트 받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근처에 미슐랭 별이라도 받은 데로 갔다고 발을 구르는 나에게 동반자는 저녁을 두 번 먹자고 했다.

가서 남겨도 되니 저녁을 한 번 더 먹으러 가자고 살살 달래줘서 기분이 좀 풀렸다.

 

 

그래서 진짜 두 번 먹으러 옴 ^^ 여기가 아까 말한 원스타다.

지나치게 미슐랭 의존적으로 보이지만 첨가는 나란데 누가 먼저 먹어보고 평가해준게 있으면 ^^ 참고하는게 도리 아닐까?

 

 

식당은 굉장히 연식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안 좋은 방향 말고, 관리 잘 된 연식있는 느낌...

교육받은 듯한 서버들이 돌아다니고 테이블보와 커트러리가 단정하다.

주말이지만 우리는 바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오전에 국수 먹고 나서 사람없는 점저 시간대를 노렸다.

식당 내부를 보고 나는 기묘하게 홍콩 생각이 자꾸 났다.

 

 

운 좋게 창가자리에 앉았다.

기념탑 대로변에 있는 데라 도로가 시원하게 보인다. 기사딸린 밴에서 바로 내려서 식당에 들어오는 부유해보이는 현지인들도 보이는 그런 자리.

 

 

모둠 에피타이저와 팟타이, 그리고 뭔 추천 메뉴중의 하나인 볶음밥을 시켰다.

사실 에피타이저가 제일 마지막에 나왔다. 에피타이저의 의미를 모르는걸까? 맨 처음 나온 팟타이 다 먹어갈 때쯤 나옴.

에피타이저 그릇 보면 수저에 담긴 어묵같은게 있는데 같이 나온 오이칠리소스 같은 것에 찍어먹으라고 안내해주었다.

저 모둠 중에서 저 뭉툭한 어묵이 가장 맛있었다.

팟타이는 왜 시켜봤냐면 맛있는 팟타이를 못 먹어봐서 여기라면 맛있을까? 싶어서 시켜본건데 여기도 달았다. 그냥 나는 순순히 인정하기로 했다. 태국음식이 생각보다 달아서 내 입맛에 안 맞는다는 사실을.

볶음밥은 파인애플에 담겨서 굉장히 커보이지만 파인애플이 생각보다 아담하다. 딱 1인분 양임. 무난한 맛이다.

 

 

슬슬 노을이 지고 있었고 걸어서 카오산 로드로 이동했다.

별로 거리는 멀지 않았지만 가는 길에 이상한 느낌의 현지인도 꽤 보이고 길거리에서 맥주병 들고 다니는 거나하게 취한 양인들도 보였다. 혼자 걸어갔으면 좀 무서웠을 것 같기도.

카오산 로드에 들어서자 여기는 명동인가 싶었다. 명동에 온 외국인들의 심정이 이랬을까?

태국사람들이 처음으로 내게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했고 좌판에 늘어앉은 헤나는 빠하르간즈를 생각나게 했다. 

 

전날 쿠킹클래스에서 봤던 미국 커플이 람부뜨리 로드가 낫다길래 그 곳으로 가니 훨씬 낫긴 했다.

그런데 지금의 내가 즐길 건 아니었다. 나중에 좀 작정하고 유흥을 즐기고 싶을 때 친구랑 오면 재밌을듯.

여튼 거리 좀 구경하다가 어제처럼 배타고 이동하려고 했는데 늦으면 운영을 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근처에 잠시 앉아서 쉬었다 가기로 했다.

 

 

 

강변에 위치한 식당이었는데 사실 카페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음식점이었다.

우리는 커피랑 칵테일 먹고 금방 나옴. 그런데 7시부터였나? 라이브 음악도 연주해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선곡도 편하게 밥먹기 딱이었는데 보컬 실력이 훌륭했다. 여기서 먹고 다시 람부뜨리 로드 쪽 한 번 걸어봤는데 여기만큼 노래 잘 하는 사람이 없었다. (람부뜨리에도 라이브 연주를 진행하는 식당과 술집이 많았다)

 

 

다음에 방콕에 다시 와서 카오산 근처에서 숙소를 잡게 된다면 다시 와봐야지.

 

 

 

3일차의 일정 끝!